김광현은 시즌 첫 등판 경기를 마친 후 아쉬워했다.(화상 인터뷰 캡처) © 뉴스1 |
"정신없는 하루였다." 허리 통증 회복 후 뒤늦게 메이저리그(MLB) 시즌 첫 경기를 치른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소감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면서 작년과 다르게 타자로 타석에 서서 공을 쳤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아쉬움을 남긴 첫 등판이었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2021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 도중 허리 통증을 느꼈던 김광현은 부상자 명단에 올라 개막을 맞이했다. 건강을 회복하고 착실하게 시뮬레이션 게임을 소화하며 메이저리그 복귀 준비를 마쳤고, 이날 콜업됐다.
긴 이닝을 던지지 못했지만, 많은 공을 던지지 않을 계획이었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김광현의 예정 투구 수로 75구 정도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3회까지 김광현의 투구 수는 총 68개였다. 제구 난조를 보인 1회에만 30개의 공을 던진 게 아쉬웠다.
김광현은 "공을 더 던질 힘이 남아있어 4회에도 나갈 준비를 했다. 투수코치도 '더 던질 수 있겠니'라고 물었고, 난 '괜찮다'고 답했다. 하지만 4회 공격에서 내 타석까지 오는 바람에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필라델피아를 9-4로 꺾고 7승7패를 기록했다. 김광현도 팀 승리에 일조했는데, 특히 3회 6득점의 빅이닝을 만들었다. 2사 2, 3루에서 2번째 타격 기회를 얻어 3루 방향으로 깊숙한 타구를 쳤고, 상대 실책으로 '세이프'가 됐다. 공식 기록은 안타가 아닌 실책.
김광현은 "처음으로 한 이닝에 두 번이나 타격하는 등 정신없는 경기를 펼쳤다"며 "사실 (2번째 타석에서) 베이스를 안 밟아서 아웃인 줄 알았는데 1루수가 포구하지 못했다. 내가 (3회 공격의) 아웃카운트 3개 중 1개만 해서 다행이다. 출루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내셔널리그는 지명타자를 두지 않지만,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일시적으로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예전 방식대로 투수도 타석에 서야 한다.
김광현은 "(우리의 긴 공격을) 즐겼다"며 "우리 팀이 공격할 때 쉴 수만 없다. 나도 방망이를 들고 쳐야 한다는 걸 인지하게 됐다. 오늘 좋은 경험을 했는데 좀 더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전에서 3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 AFP=뉴스1 |
그렇지만 만족스러운 투구가 아니었다. 김광현은 탈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로 막은 2회를 제외하고 불안했다.
김광현은 "팀은 이겼지만 내가 첫 이닝을 너무 오랫동안 던진 게 아쉽다"며 "앞으로 타격도 해야 하지만 투수는 투구가 가장 중요한다. 다음에는 오늘보다 더 나아진 투구를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 다른 선수들보다 시즌을 늦게 시작했는데, 열심히 준비해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려 정상궤도에 오르도록 하겠다"며 "3이닝은 너무 아쉽다. 6~7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부터 1회부터 흔들리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1회가 가장 중요한데 계속 안 좋다. 좀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면서 "구속도 생각만큼 안 나오는데 시즌을 치르면 증가할 것 같다. 비디오분석을 통해 이유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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