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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4만원씩 모아 1억 벌자"…'달러보험' 뭐길래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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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투자 상품' 아니라는데도…달러보험 판매액 사상 최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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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종신보험 가입을 고민하던 새신랑 김진호 씨(30). 여러 상품을 알아본 끝에 ‘달러 종신보험’을 골랐다. 20년 동안 매달 221달러(약 24만원)를 내고, 훗날 보험금으로 10만달러(약 1억원)을 타는 조건이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믿을 건 안전자산’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며 “수십년 뒤 받을 돈이라면 가치가 안정적인 달러화가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달러보험이 연령과 성별에 관계 없이 폭넓게 관심을 받고 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보험금도 달러로 받는 상품이다. 조기상 메트라이프생명 상품담당 상무는 “2~3년 전만 해도 달러보험은 일시납의 저축성·연금보험이 대다수여서 주로 달러를 보유한 자산가들이 가입했다”며 “최근에는 목돈이 없어도 다달이 납부하는 종신보험 등이 주력상품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월 24만원씩 내고 1억 받자"…'달러보험' 뭐길래
외화보험, 코로나 뚫고 ‘폭풍성장’
6일 업계에 따르면 외화보험 판매액은 2017년 3230억원에서 2019년 969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757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는 달러, 위안 등의 외화보험이 판매되고 있지만 달러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반기 들어 신한·삼성·KB생명이 달러보험을 처음 출시하는 등 판매업체 수가 계속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고수익 상품을 찾는 심리,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려 외화보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료 지급이 미국 화폐로 이뤄진다는 것 외에는 기존 보험상품과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원화 대신 달러로 보험을 들면 무엇이 좋은 걸까. 조 상무는 “원화에 집중된 자산 포트폴리오(상품 구성)를 기축통화인 달러로 다변화하면 리스크(위험)를 분산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해외여행, 유학, 이민 등 미래의 달러 수요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달러보험은 종신, 변액, 연금, 저축보험 등 다양한 유형이 있지만 보험사들은 가격이 비싼 ‘달러 종신보험’을 주력으로 미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층은 여행이나 직구(직접 구매) 경험이 많아 달러로 보험을 드는 데에도 크게 망설임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동학개미운동’을 계기로 주식, 환율, 재테크 등을 두루 공부하다 달러보험에 눈을 뜨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장점 많지만 ‘환율 리스크’ 불가피
보험사들은 소비자에게서 거둔 보험료를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해 굴린다. 달러보험 상품에 따라 보험료 납부와 보험료 납입을 원화로 대신할 수도 있다. 금액 계산은 달러로 하되, 그때 그때 원·달러 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주고받는 방식이다. 김종태 신한생명 상품기획챕터 팀장은 “일부 보험사의 상품에 붙은 ‘유니버설’ 기능을 활용하면 달러화가 필요할 때 유용하게 중도 인출해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를 기반으로 한 거래인 만큼 ‘환율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보험료 납입과 보험료 지급을 모두 달러화로 할 경우, 환율에 따라 소비자 득실이 달라진다. 보험료를 내는 기간 중 환율이 상승하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확대되고, 보험금을 타는 시점에 환율이 하락하면 보험금의 원화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달러보험은 상품 구조가 다소 복잡하고 환차손 가능성도 있어 상품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 달러보험 들어도 괜찮은 걸까. 조기상 상무는 “달러보험의 월납 상품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보험료를 분산 납입하는 만큼 단기적인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약달러 추세에서는 ‘추가 납입’ 기능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달러 보유 비율을 높일 수도 있다고 했다.

‘환테크’ 목적으로 가입하면 안돼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운이 좋으면 환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초부터 ‘환테크’ 목적으로 가입해선 안 된다는 점을 업계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외화보험은 보험금 지급 시점이 정해져 있어 계약 해지 외에는 환율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중도 해지 시에는 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일부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외화보험 상품을 환테크 수단으로 소개하고 있어 불완전판매 소지가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해외 금리 수준에 따라서도 만기 보험금 등이 변동될 수 있다. 보험사는 향후 발생할 보험금 지급 등에 대비해 납입 보험료의 일부를 준비금으로 적립하는데, 이 때 보험료에 부과하는 적립이율의 구조에 따라 ‘금리연동형’과 ‘금리확정형’으로 나눈다. 외화보험 중 금리연동형 상품은 투자대상 해외채권의 수익률을 반영해 주기적으로 적립이율이 바뀌기 때문에 만기 보험금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김종태 팀장은 “달러보험은 환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단기상품이 아니다”며 “보험 본연의 기능인 ‘보장’과 함께 개인자산가치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구축 차원에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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